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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뚝딱뚝딱뚱땅뚱땅스윽스윽

피아노를 쳐봅니다

by 수수해서 2022. 9. 19.

 

6살인가 7살에
(음악적 관심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저는 피아노 학원에 다니게 됩니다.

그곳은
무시무시한 시스템(?!)을 갖춘 학원으로,
(30년 넘는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걸 보면 무시무시한 게 맞습니다!)

원장의 '통과'를 받으면 학원에서의 연습 여부와 상관없이 바로 하원.
원장의 '통과'를 받지 못하면 개인 연습실에 들어가서 통과를 받을 수 있을 만큼 연습해서 다시 원장 확인.
계속 '통과'를 받지 못하면 계속 하원 불가.

7살 때 7시인가 8시까지 집에 못 갔던 기억도 나네요.

아, 당연하겠지만, 때리기도 했답니다?;
자를 세로로 세워서 손등을 때렸어요. 계란손이 아니라고 때리고, 틀렸다고 때리고...

이쯤되면 피아노는 끔찍한 것.
으로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됩니다.

다행히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
이사간 곳에서도 피아노 학원을 다니게 해서 4학년 때인가까지 치고
도저히 너무너무 싫다!!!고 해서 드디어 피아노를 끊게 되었습니다.


그 때 끊긴 피아노와의 인연은 영원히 끊어졌답니다.

오랫동안 집에 있(었지만 절대 치지 않았)던 피아노


The End.

 

 

 

 

 

 

 

가 아니고ㅋㅋㅋ

뭐 40이 넘을 때까지 피아노 칠 일이 없었죠.
그러다가 갑자기 올해 초 딸래미가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해서
집에 전자피아노를 들이게 되었습니다.

돈 내고 학원을 다니는데 딸래미가 딱히 연습은 별로 안 하길래ㅋㅋ
제가 뚱땅뚱땅 치면 자기도 옆에 와서 치고 하길래
몇 달 동안 그렇게 서로 뚱땅뚱땅 치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없고
틀려도 상관없으니까
피아노 치는 게 조금 재미있더라고요?.........

40대에 처음 알게 된 사실.
<피아노 치는 게 재미있을 수 있다.>입니다.


틀려도 괜찮습니다. 이젠 아무도 때리지 않으니까요ㅋㅋ




오래된 안 좋은 기억들을 떠올릴 때는

분명히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아주 많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생각을 떠올림과 동시에 그때의 나로 돌아가버리게 됩니다.

 

분명히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그때 일을 떠올리면 7살의 마음으로 돌아가 움츠러들게 되곤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지금의 나는 그때와 아주 다른 존재라서(걍 나이가 많이 들어서일 수도 있어요ㅋㅋ)

그걸 견딜 수 있게 변했구나 하는 걸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혹시 불편한 일이 있다면...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아주아주 나중에 다시 해봐야지 하고 생각해 보세요.


-------------------------------
인생 별거 없다!!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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