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상 보존의 법칙
이번에 이렇게 큰 일이 일어나고 나서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싶은 생각과
멍-한 기분 때문에 며칠간 정신을 차리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정신나간 진상들이야 어느 집단에나 늘 있는 거 아니야?
그래도 정상인 사람들이 대부분인 거고... 그런데 이렇게까지 큰일이 일어나다니... 무슨 일이 생긴 거지...>
꼭 학부모가 아니더라도 그런 종류의 사람들은 어디에든 있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2. 제 주변 학부모가 느끼는 교사
제 주변 대부분의 학부모님들은 학교에서 정해준 상담기간조차 선생님께 연락 드릴 때 긴장을 합니다.
<아... 무슨 말하지? 선생님께 뭐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왠지 긴장된다...
상담을 그냥 신청하지 말까?; 아니야, 상담도 신청 안 하면 왠지 애한테 관심없는 엄마라고 생각하실까?; 하긴 해야겠지? 아...;>
이런 고민을 하는 엄마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진상 학부모 관련 이야기들이 들려오면
<대박... 어디 저~ 멀리 ㅁㅊ남녀가 사나보네~ 정신 나갔구만;; >
이러고 말았습니다. 자주 생기는 일이 아니라 뉴스에 나온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제가 몰랐던 게 있었더라고요.
3. 살인자도 인권을 보호받습니다.
진상이 이렇게 많았어? 저런 말을 했다는 게 사실이야?
는 사실... 그렇게까지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자영업, 직장생활을 좀 해보신 분들은... 아마... 저런 진상들을 더욱더 다채롭게 많이 만나보셨을 거라 생각해요...
<내가 누군줄 알아?>
<내가 너 윗사람 불러서 너 다시는 여기에 발 못 붙이게 할 거야>
같은 말을, (자기보다 약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할 수 있는 사람들이요.
그들의 존재는 놀랍지 않으나
그런데 이번 일에서 가장 놀란 점은 이 부분입니다.
교사는 잘잘못을 떠나 어떤 사건에 휘말렸을 때,
-어떤 사건이든지간에입니다. 그게 칭찬 스티커(!!) 사건일지라도요.
어떤 항변도 할 수 없고, 어떤 장치로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게다가 선생님들은 즉결처분을 받고 계셨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싶습니다.
사건에 휘말렸을 때
유죄 판결 전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신고가 있기만 해도 직무정지.
도대체 무슨 일이지?
아니,
<살인자도 인권을 보호해 줍니다.>
...그러니까 이건 정말 이상한 거죠.
교권은 둘째치고, 그냥 한 사람의 인권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길을 걷다가 누가 갑자기 나를 두드려패서
내가 소리질렀더니 소음을 유발한 죄로 고소당한 것 같은 상황과 비슷한 정도로 느껴집니다.
결론이 나기 전까지
업무에서 곧바로 배제되고
배제된 동안 급여를 받지 못한 채 대기하다가
내가 받은 공격이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인 것이라고 판결이 내려지고 나면?
<아 그랬구나. 소리 질러서 소음 유발한 건 잘못 없는 걸로 쳐줄게. 원래 걸어가던 길 마저 가.>
...??? 이게 무슨 짓들인지?
21세기 대한민국 국민 중에
사과와 굴종뿐인 하나의 선택지만 있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교사 vs 학부모
그런데 점점 교사의 적이 학부모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학부모로서 저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부절한 기분이 듭니다.
<교사가 교권을 침해받은 것은 학부모로부터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말이 틀렸다고 부정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사실이죠.
그런데 학부모로, 아니 그냥 한 사람으로, 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설사 진상 학부모가 있다 하더라도,
교사의 권한이 확고하게 있고, 법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면!
이런 일까지 생겼을까 싶습니다.
나한테는 무슨 일이 생기면 나를 보호할 수 있는 힘과 제도가 있다.
나는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그런 일이 있을 때 구제 받을 수 있으며, 피해보상 및 재발 방지 등 수단을 발휘할 수 있다.
는 믿음만 있었더라면...
5. 교사의 권한
교사가 문제 행동을 하는 아동에게 아무런 제제를 가할 수 없다.
라고 한다면...
그것은 멀쩡한 아동을 키우고 있는 대부분의 학부모들도 전혀. 좋아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있는 아동을 지도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선생님에게 주어져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가 안전하게 단체생활을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집에서도 권위가 있는 부모 밑에서 안정감을 느끼듯이
교실에서도 권위가 있는 선생님 밑에서 배우길 진심 바랍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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